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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정부의 소녀상 철거 시도 “연방 의원이 관여할 일 아냐”

브룩헤이븐 소녀상과 존스크릭 등 한인 밀집지역을 지역구로 둔 캐런 핸델(사진) 연방하원의원이 일본 정부의 다각적인 소녀상 철거 시도에 대해 관여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재선을 노리고 있는 핸델 의원은 16일 아시안 미디어 초청 간담회를 갖고 최근 의정활동과 트럼프 정부의 성과를 소개했다. 지난해 선거기간 중 아시안 커뮤니티에 대한 홍보가 전무했다는 지적에 대해 분기별 혹은 6개월에 한 차례씩 아시안 미디어 간담회를 열겠다는 약속을 지킨 것이다. 그는 “지난 2분기 4.1%에 달하는 높은 경제 성장률 덕분에 지역구 모든 커뮤니티의 생활 수준이 개선되고 있으며, 세제 개혁으로 인한 6지구내의 평균 가구 소득 증가폭은 4400달러를 넘는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정책을 옹호했다. 핸델 의원은 이어 자신의 지역구에 위치한 ‘평화의 소녀상’을 둘러싼 논란과 일본정부의 철거 시도에 대해서는 관여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소녀상 건립의 의미를 묻는 질문을 받고 “브룩헤이븐시의 문제”라고 잘라 말했고, 타카시 시노즈카 주애틀랜타 일본 총영사가 케이샤 바텀스 애틀랜타 시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조지아주에 대한 경제적 보복을 암시한데 대해 “지역 정부나 애틀랜타시의 정치적 문제는 나에게 해당되지 않으며, 나는 오로지 연방정부의 문제에만 관여한다”고 밝혔다. 일본의 스기야마 신스케 미국 대사가 부임 전 기자회견에서 “위안부 여성 동상을 철거하는 일이 사명 중 하나”라며 대사관 차원의 소녀상 철거 시도를 공론화한 데에 대해서도 핸델 의원은 “다섯번째 같은 대답을 한다. 브룩헤이븐시의 문제이며, 누구도 이 문제에 대해 내게 도움을 요청한 일이 없다. 내게 권한이 있고, 책임질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만 대화를 나누자”며 선을 그었다. 중간선거에서 핸델 의원에게 도전하는 루시 맥베스 후보는 지난 6월 열렸던 소녀상 1주년 행사에 참석해 “소녀상은 세상 모든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역사적 비극과 고통의 상징물”이라며 “일본 정부의 구체적인 철거 노력에 대해 좀 더 알아봐야겠지만, 소녀상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핸델 의원은 브라이언 켐프 공화당 주지사 후보의 조지아주 모든 카운티의 287(g) 의무화 공약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287(g)는 지역 경찰에 사실상 이민법 집행권을 부여하는 프로그램으로, 귀넷, 캅 외에 현재 6곳의 카운티에서 시행되고 있다. 핸델 의원은 “지역 정부의 자치권을 지지한다”면서도 “287(g) 프로그램을 시행할 자원을 갖춘 카운티에는 시행하는 것이 맞다”며 지지 의사를 나타냈다. 조현범 기자

2018-08-16

자전거로 출퇴근하며 소녀상 볼 수 있나

애틀랜타 벨트라인과 브룩헤이븐 시를 연결하는 12마일의 산책로가 올 가을부터 건설된다. 이에 따라 블랙번 공원에 위치한 소녀상이 지금보다 더 많은 이들이 볼 수 있는 위치로 이전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브룩헤이븐 공공시설국(Public Facilities Authority)과 시의회는 ‘피치트리 크릭 그린웨이’ 산책로 건설을 위한 1500만달러치 채권 발행을 최근 승인했다. 12마일 길이의 이 산책로는 애틀랜타의 ‘도심 회귀’ 현상을 대표하는 벨트라인과 브룩헤이븐을 연결한다. 애틀랜타와 브룩헤이븐이 자전거길로 연결되면, 도심 생활을 선호하는 젊은층이 브룩헤이븐을 엄연한 ‘애틀랜타 생활권’으로 인식할 것이라는 게 시측의 예상이다. 따라서 ‘피치트리 크릭 그린웨이’는 브룩헤이븐에서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리는 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5월 브룩헤이븐 시의회가 소녀상 설치를 만장일치로 결정했을 당시, 조 게비아 의원이 “피치트리 크릭 그린웨이가 완공되면 인파가 몰리는 그쪽 산책로로 소녀상을 옮기는 방안도 장기적으로 추진해보겠다”고 말한 배경에도 이같은 기대가 깔려있었다. 게비아 의원은 산책로 건설을 위해 신설된 공공시설국의 부국장을 맡아 국장을 맡은 존 언스트 시장을 보좌하게 된다. 시측은 12마일중 노스 드루이드 힐스 로드와 브라이어우드 로드까지의 첫 3마일을 올 가을 완공해 개장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채권 발행으로 인한 부채는 브룩헤이븐 시내 호텔-모텔세로 메꾸게 된다. 브룩헤이븐시는 피치트리크릭 그린웨이 건설을 위해 시내 숙박시설에 대한 호텔-모텔세를 5%에서 8%로 올려달라고 조지아 주의회에 요청, 올해 승인 받았다. 조현범 기자

2018-07-04

“영원히 지지않는 용기를 담았습니다”

조지아주 브룩헤이븐시 블랙번 공원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이 첫 돌을 맞아 위안부 할머니들의 진실을 향한 용기를 형상화한 나비 정원을 선물 받았다. 28일 블랙번 공원에서는 나비 정원 완공식 및 소녀상 건립 1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행사에는 호주, LA 등에서 날아온 한인들과 지역 정부 관계자들, 샌프란시스코 위안부 기림비 설립을 주도했던 중국계 판사 등이 참석했다. 어린 자녀를 데리고 나온 한인들과 공원을 조깅하다 발걸음을 멈춘 주민들도 눈에 띄었다. 소녀상을 중심으로 나비 날개 모양의 정원에는 꽃 피는 계절이 각기 다른 나무들이 심어졌다. 애틀랜타 평화의소녀상 건립원원회 측은 정원의 모양과 관련, “비록 위안부 생존자들이 모두 이 세상을 떠나더라도 할머니들의 용기는 지지 않는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아틀란타한인교회 어린이 성가대는 고향을 그리워하는 위안부 소녀의 마음을 표현한 노래 ‘나비야’를 불러 참석자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애틀랜타에서 유명 셰프로 변신한 가수 이지연씨도 지난해 소녀상 건립기념식 때와 마찬가지로 김광석의 ‘바람이 불어 오는 곳’을 아련한 목소리로 불렀다. 샘 박 조지아 주하원의원은 기념사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미국인의 시각에서 재해석해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역사의 처참했던 순간에 고통받던 수많은 이들을 해방시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미군 장병들에게 무한한 경의를 표한다”고 말문을 열고 ‘불의는 다른 모든 곳의 정의를 위협한다’는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의 말을 인용해 “위안부제도, 흑인 노예제도처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잇는 역사적 고통을 함께 기억하고 손잡고 전진해야만 진정한 정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9월 샌프란시스코 위안부 기림비 건립을 주도했던 줄리 탱 전 샌프란시스코 수피리어 법원 판사는 일본 정부의 위안부 설립 방해를 직접적으로 맹비난했다. 그는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샌프란시스코에서 기념비를 세울 때도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법적으로 파렴치한 방해공작을 벌인 일본 로비스트들과 맞서 싸워야 했고, 결국 우리가 승리했다”며 “다시는 일본이 그랬듯 정부가 성폭력을 제도화하지 못하게 막자”고 주장했다. 행사에는 호주 멜번의 소녀상 건립위원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정명씨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건립위 관계자들은 전날부터 이날 아침까지 폭우가 쏟아져 걱정했으나 행사를 몇시간 앞두고 멈췄고, 햇살까지 내리쬐는 가운데 모든 순서가 차질없이 진행됐다. 그러나 행사가 끝나자마자 또다시 장대비가 내리자, 한 참석자는 “비도 소녀상의 생일을 축하하나 보다”며 웃음을 지었다. 조현범 기자

2018-06-28

일본, ‘소녀상 보복조치’ 전면 부인

브룩헤이븐 소녀상과 관련해 일본 정부가 애틀랜타시에 보복조치를 위협한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일본 부총영사는 이를 전면 부인했다. 유카타 나카무로 일본 부총영사는 13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타카시 시노즈카 총영사가 지난 2월 케이샤 바텀스 신임 애틀랜타 시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브룩헤이븐 소녀상과 관련된 경제보복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는 애틀랜타 국제교류실 관계자의 말에 대해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그 이야기를 해준 사람이 틀린 것”이라고 반박했다. 브룩헤이븐시 관계자들이 주고받은 이메일 내용에 따르면, 시노즈카 총영사는 이바라 애틀랜타시 국제교류실 부실장에게 조지아주는 브룩헤이븐 소녀상 때문에 2개의 일본 기업을 유치할 수 있는 기회를 앨라배마에 빼앗겼으며, 애틀랜타시나 조지아주는 일본인들을 ‘환대’하는 곳이 아니므로 기업 진출을 추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바네사 이바라 애틀랜타시 국제교류실 부실장은 클라우디아 콜리촌 브룩헤이븐시 대외협력관에게 발언 내용을 알렸고, 콜리촌은 브룩헤이븐 시의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본지는 정보공개 요청을 통해 이메일 내용을 입수해 보도한 바 있다. 바텀스 시장도 이와 관련 “(이 발언에 대해) 최근 보고를 받게되었으며, 아직 이 문제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답해 이런 발언이 나왔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나카무로 부총영사는 케네소대학이 르네상스 애틀랜타 호텔에서 주최한 ‘아시아-미국 심포지엄(SAUPO)’ 기조연설에서 10여분 중 4분 가량을 지역사회의 ‘환대’가 기업의 투자 유치에 중요하다고 강조하는데 소요했다. “기업이 투자를 결정할 때는 우리의 존재가 그 지역 정부와 커뮤니티에서 환영받을 수 있는지도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 중 하나”라며 “‘환대’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나카무로 부총영사는 도요타와 마쓰다가 소녀상 때문에 조지아를 배제했다는 말이 사실이냐는 질문에 “도요타와 마쓰다에 직접 물어보라”고 답했고, 그가 강조한 ‘환대’의 의미를 부연해달라는 요청에는 “기업도, 투자도,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므로 그 인간적인 부분을 강조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조현범 기자

2018-04-13

브룩헤이븐 벚꽃축제 나타난 ‘혐한 활동가’

지난달 말 열렸던 브룩헤이븐 벚꽃축제에서 국제적인 위안부 부정 활동으로 알려져 있는 극우인사를 포함한 일본인 2명이 소녀상 반대 시위를 벌인 사실이 알려졌다. 리포터뉴스페이퍼는 지난달 25일 블랙번 공원에서 열린 브룩헤이븐 벚꽃축제에서 ‘정의와 평화를 위한 일본인 여성회’라는 단체의 회원 2명이 나타나 소녀상과 브룩헤이븐시를 비판하는 전단지를 참가자들에게 배포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이들 중 한 명은 둘루스 주민이며, 다른 한명인 유미코 야마모토는 이 단체의 회장으로, 일본에서 방문했다. 야마모토는 수년 전 UN 제네바 유럽 본부 앞에서도 위안부 부정 시위를 벌인 데다 대표적인 극우단체 ‘재일 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 모임(자이토쿠카이)’ 활동으로도 이름을 날린 전형적인 혐한 활동가이다. 야마모토는 애틀랜타 방문중 주애틀랜타 일본 총영사관과에 면담을 신청했다고 밝혔지만, 총영사관 측은 면담이 이루어졌는지 여부를 확인해주지 않았다. 한편, 일본 정부가 브룩헤이븐 소녀상과 관련해 애틀랜타시 측에 일종의 경제적 보복조치를 예고한 데 대해 바텀스 시장은 6일 대변인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타카시 시노즈카 주애틀랜타 총영사는 지난 2월 16일 케이샤 바텀스 시장을 예방하는 자리에서 국제교류실 관계자들에게 “일본 기업들에게 애틀랜타시나 조지아주 진출을 추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텀스 시장은 이와 관련 “(이 발언에 대해) 최근 보고를 받게되었으며, 아직 이 문제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조현범 기자

2018-04-06

‘소녀상 철거 앞장’ 일 총영사의 광폭 행보

지난달 30일 샘 박 주하원의원 모친의 장례식이 열렸던 피치트리코너스의 한 장례식장. 타카시 시노즈카 주애틀랜타 일본 총영사는 외교관으로는 유일하게 조문했고, 식이 끝난 뒤에는 10여명의 주의원들과 인사를 나눴다. 일부 의원들은 허리를 깊게 숙이는 일본식 인사로 그와의 친분을 드러냈다. 이를 유심히 보던 한 한인 조문객은 “한인 단체장들도 몇명 안왔는데, 일본 외교관이 초선의원의 경조사까지 세심하게 챙기는 것은 정말 의외”라고 말했다. 지난 2월 신임 애틀랜타 시장과의 첫 만남 자리에서 소녀상으로 인한 경제 보복을 언급할만큼 집요하게 소녀상 제거를 추진하고 있는 시노즈카 총영사는 조지아 정가에서 마당발로 통한다. 그는 주정부나 주의회, 지역정부나 시민단체들의 공식행사는 물론, 주요 인사들의 생일과 장례식 같은 사적인 행사까지 시간이 겹치지 않으면 모두 직접 참석해 챙기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애틀랜타 주재 한 외교관은 “총영사의 빽빽한 일정을 챙기느라 공관 직원들은 과로로 인한 고충을 토로할 정도”라고 말했다. 시노즈카 총영사가 조지아 정가의 주요 관계자들과 돈독한 관계를 쌓는 과정과 그 결과는 그가 조지아주 경제개발국 직원들과 주고받은 이메일 교신 내용에 잘 드러나 있다. 그는 지난 2월 5일 애비 투라노 경제개발국 부국장에게 “다음 주 일요일에 우리 집에서 일본 꽃꽂이 전시와 함께 최근 일본에 다녀온 조지아 주의원들이 방문에 대해 발표하는 시간을 가지려 합니다. 무척 바쁘신 걸 알지만 참석해주신다면 큰 영광으로 여기겠습니다(당신이 꽃꽂이를 좋아하시는 걸 압니다)”라며 행사 초청 이메일을 보냈다. 투라노 부국장이 초대를 받아들이고 딸을 데리고 가도 괜찮을지 묻자, 그는 딸이 몇살인지 묻고 또래의 자녀들을 동반할 참석자까지 소개시켜주는 세심함을 보였다. 총영사 관저에서 열린 이 행사에서 톰 테일러, 잰 존스 주하원의원은 작년 말 일본 초청방문의 경과를 발표했다. 테일러 의원은 지난해 유일하게 공개적으로 소녀상을 반대했고, 올해는 도요타와 마쓰다가 소녀상 설치에 격분해 조지아를 합작공장 후보지에서 제외시켰다는 소문을 내고 다닌 인물이다. 또 일본에서 만났던 고위급 자민당 국회의원이 올 1월 애틀랜타를 방문하자, 네이선 딜 주지사와의 면담을 주선하기도 했다. 존스 의원은 조지아 최초의 여성 주하원의장 대행을 역임하며 ‘가장 영향력있는 여성 의원’이라는 평가가 따라다닌다. 시노즈카 총영사는 투라노 부국장과의 친밀한 관계를 바탕으로 경제개발국에 총영사관 주최 영화 상영회 홍보를 부탁하기도 했다. 세계 2차대전중 나치 학살을 피하려던 유대인 난민을 보호해 줘 ‘일본판 쉰들러’로 불리는 일본 외교관에 대한 영화로, 시사회와 일련의 행사들에서는 2차대전중 일본 외교관의 손자가 애틀랜타 거주 홀로코스트 생존자를 만나는 묘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시노즈카 총영사는 지난해 ‘리포터 뉴스페이퍼스’와의 인터뷰에서 ‘위안부는 매춘부였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한일간 외교분쟁까지 초래한 인물이다. 이처럼 한인들에게는 ‘망언’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이 사건 이후로 그는 한인 주요 인사들과의 관계까지 살뜰하게 챙겨온 것으로 보인다. 시노즈카 총영사는 지난 2월에는 한미우호협회 주최 ‘뉴아메리칸 히어로’ 시상식에 참석했다. 이 단체 박선근 회장은 지난해 시노즈카 총영사의 ‘위안부는 매춘부’ 발언이 알려지자 그에게 이메일을 보내 “당신의 혐오스런 발언도 역사를 바꿀 순 없다”며 사과를 요구했던 터라 눈길을 끌었다. 작년에는 몇개 한인단체들이 공동주최했던 제임스 레이니 대사의 90세 생일 잔치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처럼 외교력과 경제력을 바탕으로 브룩헤이븐 소녀상 철거에 매진하고 있는 스노즈카 총영사는 본지의 인터뷰 요청에는 답하지 않았다. 조현범 기자

2018-04-04

시노즈카 일 총영사 ‘소녀상 보복조치’ 위협

타카시 시노즈카 주애틀랜타 일본 총영사가 케이샤 바텀스 애틀랜타 시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브룩헤이븐 소녀상으로 인해 일본 기업들의 조지아주 진출이 어려울 것이라고 언급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브룩헤이븐시 관계자들이 주고받은 이메일 내용에 따르면, 시노즈카 일본 총영사는 지난 2월 바텀스 시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조지아주는 브룩헤이븐 소녀상 때문에 2개의 일본 기업을 유치할 수 있는 기회를 앨라배마에 빼앗겼으며, 자신도 일본 기업들에게 애틀랜타시나 조지아주 진출을 추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노즈카 총영사의 이같은 발언은 브룩헤이븐시의 소녀상 건립에 대한 보복조치로 해석될 수 있다. 회동에 참석했던 바네사 이바라 애틀랜타시 국제교류실 부실장이 브룩헤이븐시 클라우디아 콜리촌 대외협력관에게 시노즈카 총영사의 발언을 전달했다. 시노즈카 총영사의 발언은 바텀스 시장이 회의장에 입장하기 전 나왔으나, 이바라 부실장은 미팅 후 바텀스 시장에게 이 내용을 브리핑 했다. 애틀랜타시는 2월 16일 예방의 목적은 선물을 주고받는 것이었으며, 자리에 바텀스 시장 외 비서실장과 이바라 부실장이 참석했다고 확인했지만 이날 논의된 내용에 대한 기록은 없다고 밝혔다. 또 ‘경제 보복 조치’ 위협에 대해서는 논의 후 입장을 알리겠다고 답했다. 한편, 시노즈카 총영사는 지난달 24, 25일 소녀상이 세워진 블랙번 공원에서 열린 ‘2018 브룩헤이븐 벚꽃축제’에 참석하지 않았다. 올해 행사에서는 매년 열려온 일본 전통문화 공연도 없었다. 앞서 시노즈카 총영사는 1월 브룩헤이븐시 관계자들을 벅헤드 총영사관으로 초청해 벚꽃축제 기간중 소녀상을 가려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불참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시노즈카 총영사는 본지의 이메일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조현범 기자

2018-04-02

브룩헤이븐 ‘벚꽃축제’서 소녀상 관심 집중

일본 정부의 브룩헤이븐 소녀상 제거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12일 존 박 브룩헤이븐 시의원에 따르면, 주애틀랜타 일본 총영사관은 최근 시측에 브룩헤이븐 벚꽃축제 도중 평화의 소녀상이 참석자들의 눈에 띄지 않도록 가려달라고 요청했다. 벚꽃축제는 24, 25일 블랙번 공원에서 열리며, 지난해 10월 이 곳으로 이전된 소녀상은 행사장 한 가운데 위치해 있다. 박 의원은 “소녀상을 가리기 위한 목적으로 조경 나무 몇 그루를 기증하겠다고 밝혔고, 축제에 일본 문화 공연팀이 무상으로 참석하게 해주겠다고 제안해왔다”고 밝혔다. 대다수 미국인들이 벚꽃을 일본의 문화로 인식하고 각 지역의 벚꽃축제도 일정부분 ‘일본 축제’의 성격을 띄는만큼,일본 총영사관의 입장에서는 벚꽃축제장 한 가운데에 세워져있는 소녀상은 ‘눈엣가시’와도 같다. 특히 이달 말 부임 예정인 스기야마 신스케 신임 주미 일본대사는 지난달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내 소녀상에 대해 “일본의 생각을 한층 알기 쉽게 설명해가겠다”며 “지금보다 더 강력하게 발언할 필요가 있다”고 공언한 만큼, 브룩헤이븐 소녀상에 대한 일본 정부의 제거 시도는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에 따르면, 브룩헤이븐시는 일본 총영사관의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벚꽃 축제를 총괄하는 패티 핸슨 개발국장도 예년과 달리 올해 행사에서는 “개막식이나 공식행사에서 일본 총영사의 참석은 계획되지 않았고, 일본 정부와 관련 있는 공연이나 행사도 없다”고 확인했다. 시노즈카 다카시 총영사는 지난 수년간 벚꽃축제에 참석해왔고, 지난해에는 이 자리에서 존 언스트 시장에게 혹시 모를 소녀상 건립 시도에 대한 저지 협조도 요청했었던 만큼, 그의 올해 행사 불참은 이례적이다. 소녀상 건립 과정에서 존 언스트 시장과 관계가 틀어진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브룩헤이븐시는 지난해 6월 시내 한 아파트 단지 안에 위치한 작은 산책공원에 소녀상을 세웠다가 몇개월 뒤 시내에서 가장 큰 블랙번 공원으로 옮겨 설치했다. 애틀랜타평화의소녀상 건립위원회 측은 애초부터 블랙번 공원에 소녀상을 세워달라고 시측에 요청했었다. 하지만 시측은 일본 정부의 입장을 배려해 벚꽃 축제 장소에서 분리된 곳으로 소녀상의 보금자리를 결정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타카시 총영사가 망언을 쏟아내고 시의원 개인들에 대한 인신공격도 서슴지 않으며 반대 로비를 펴자, 시정 간섭이 도를 넘었다고 판단한 언스트 시장은 정면대결 차원에서 지난해 6월 제막식 이전부터 블랙번 공원으로의 이전을 결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벚꽃축제는 사상 최대 규모로 치러질 예정이며, 유명 컨트리 가수들의 야외 공연과 애견 쇼, 클래식카 전시, 5K, 10K 달리기대회 등의 순서가 이어진다. 문의: www.brookhavenga.gov/festival 조현범 기자

2018-03-12

벚꽃축제 열리는 공원에 평화의 소녀상’ 서있다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져 있는 블랙번 공원에서 3월 24, 25일 ‘일본 축제’ 성격이 강한 ‘브룩헤이븐 벚꽃축제’가 열린다. 올해 행사에서는 유명 컨트리 가수 크레이그 모건, 키스 앤더슨의 야외무대 공연과 애견 쇼, 클래식카 전시, 5K, 10K 달리기대회 등의 순서가 준비돼있다. 벚꽃축제는 브룩헤이븐시에서 진행하는 연례 행사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지난해 행사에는 공식 추산 1만5000여명이 참가했고, 홍보비로만 20만달러 이상이 쓰였다. 소녀상이 세워져있는 정문 입구 주차장 지역은 매년 축제마다 여러가지 부스와 먹거리 장터가 들어서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리는 곳이다. 대다수 미국인들이 벚꽃을 일본 문화의 일부로 인식하고 있는데다, 각 지역의 벚꽃축제도 일정부분 ‘일본 축제’의 성격을 띄는만큼, 소녀상의 위치는 설립 당시부터 논란이 됐다. 브룩헤이븐시는 지난해 6월 시내 한 아파트 단지 안에 위치한 작은 산책공원에 소녀상을 세웠다가 몇개월 뒤 시내에서 가장 큰 블랙번 공원으로 옮겨 설치했다. 애틀랜타 평화의소녀상 건립위원회 측은 애초부터 블랙번 공원에 소녀상을 세워달라고 시측에 요청했었다. 하지만 시측은 일본 정부의 입장을 배려해 벚꽃 축제 장소에서 저만치 떨어진 곳으로 소녀상의 보금자리를 결정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일본 정부가 각종 망언과 시의원들에 대한 인신공격도 서슴지 않으며 반대 로비를 펴자, 시정 간섭이 도를 넘었다고 판단한 존 언스트 시장은 정면 대응차원에서 6월 제막식 이전부터 블랙번 공원으로의 이전을 결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보수세력은 벚꽃축제 장 한 가운데 서있는 소녀상을 눈엣가시로 여기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극우성향 산케이 신문은 지난해 11월 게재한 기고문을 통해 “브룩헤이븐 공원은 매년 일본을 상징하는 벚꽃 축제가 열리는 곳이며, 이곳에 세워진 소녀상은 가장 어울리지 않는 조각상이다. 내년 축제 전까지 애틀랜타 일본 총영사관은 소녀상을 철거해야 할 것”이라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소녀상건립위 관계자는 이번 축제에 부스를 마련하는 등의 방식으로 소녀상 홍보 활동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참가신청: www.brookhavenga.gov/festival 조현범 기자

2018-02-16

일본의 소녀상 ‘극렬’ 반대 이유있었다

브룩헤이븐 ‘평화의 소녀상’ 건립 당시 정부 관계자들이 혀를 내두를만큼 주애틀랜타 일본 총영사관이 물불을 가리지 않는 건립 반대 공작을 펴야만 했던 배경이 드러났다. 한국 외교부 장관 직속 ‘한·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검토 태스크포스(TF)’가 27일(한국시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비공개 합의문에서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이전 문제에 한국 측이 “적절히 해결되도록 노력한다”며 사실상 철거 추진을 약속했으며, 해외 ‘평화의 소녀상’ 건립에 대해서도 정부 차원의 지원을 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평화의 소녀상’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했던 셈이다. 일본 대사관 앞 소녀상 철거 시도가 시민들의 반대로 무산되자 일본 외무성 관계자들이 공적으로 불만을 표출하던 상황에서 합의 이후 해외에서는 처음으로 애틀랜타에 소녀상 건립이 추진된 것이다. 올 2월 애틀랜타 민권센터가 소녀상 건립을 발표하자, 타카시 총영사는 민권센터 이사 23명 전원에게 면담을 신청했고, 주요 주하원의원들을 직접 면담하며 방해 공작을 폈다. 메트로애틀랜타상공회의소도 그랬다. 지난달 민권센터가 소녀상 건립을 발표한 이후 시노즈카 다카시 주애틀랜타 일본 총영사는 메트로애틀랜타 상공회의소를 등에 업고 민권센터, 애틀랜타 시정부, 주의회에서 전방위적인 반대로비를 펼쳐 1개월만에 결국 민권센터의 번복을 이끌어낸 바 있다. 이어 6월에 브룩헤이븐시가 ‘평화의 소녀상’ 설치를 결정하자, 다카시 총영사는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위안부를 ‘매춘부’로 매도하는 취지의 극언을 쏟아내며 총력적인 반대에 나섰다. 또한 인신매매 반대 캠페인에 적극으로 나서는 브룩헤이븐시에서 스트립 클럽이 운영되고 있다는 여론 공격의 뒤에도 일본 정부가 있었다고 브룩헤이븐시 관계자들은 파악하고 있다. 지난 10월에도 산케이 신문에는 “벚꽃 축제가 열리는 내년 봄까지 애틀랜타 일본 총영사관이 나서 소녀상을 철거하라”고 요구하는 칼럼이 게재되는 등, 본국으로부터의 압력이 계속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틀랜타 일본 총영사관은 본지의 취재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김백규 애틀랜타평화의소녀상 건립위원장은 “아직까지는 소녀상 철거를 위한 일본 정부의 추가적인 움직임이 알려진 바 없다”며 “이제 온전히 시의 결정이므로, 움직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현범 기자

2017-12-27

블랙번 공원에 '소녀상 정원' 추진…애틀랜타 평화의소녀상 건립준비위원회

이전을 앞둔 '평화의 소녀상'의 새 보금자리에 아담한 '소녀상 정원'을 조성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애틀랜타 평화의소녀상 건립준비위원회는 블랙번 공원내 소녀상이 들어설 자리에 작은 정원과 방문객들이 쉬어갈 수 있는 벤치를 설치하는 방안을 최근 브룩헤이븐 시측에 제안했고, 현재 시 공원관리청의 구체적인 도안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14일 밝혔다. 소녀상은 현재 브룩헤이븐 한 아파트 단지내 3에이커 넓이의 '블랙번2' 공원에 세워져 있다. 시측은 소녀상이 세워진 풀밭 주변에 나비 모양의 꽃밭을 조성할 계획을 세웠고, 건립위는 이를 위해 약 9000달러를 시에 기부한 바 있다. 하지만 제막식 일주일 뒤 소녀상 블랙번 공원 이전이 결정되었고, 새 보금자리에는 공간적 여유가 생긴데다 방문객 수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이자, 건립위 측은 쉼터까지 마련된 정원 조성을 추진하게 된 것이다. 박수목 위원은 "시 공원관리청에서 구체적인 정원 조성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일전에 기부한 정원 조성비 약 9000달러가 새 정원에 쓰이며, 규모에 따라 추가적인 도네이션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건립위는 이날 소녀상 건립 모금운동 결산보고서를 발표했다. 총 20만1061달러가 모금되었고, 소녀상 조각비와 공원 조성비 3만8524달러, 자문비 2만3500달러, 광고료 1만1458달러 등 총 9만7244달러를 지출해 잔액은 10만3818달러가 남았다. 건립위 측은 "잔여금은 향후 교육 세미나, 전시관 설치와 같은 위안부 문제 교육행사에 지출할 계획이며, 애틀랜타 다른 지역에 소녀상을 건립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조현범 기자

2017-08-14

“소녀상을 보면 내 인생 같아…” 몽고메리 한인 장혜복씨, 시와 건립 장소 논의

90세를 바라보는 앨라배마 한인이 몽고메리에 소녀상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다운타운 유서깊은 거리에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비를 세웠던 89세 장혜복씨가 그 주인공. 장씨는 1971년 앨라배마에 인종분리 시대의 잔재가 그대로 남아있던 시절 미국에 왔다. 온갖 차별과 수모를 겪으면서도 안해본 일이 없을만큼 끊임없이 도전했고, 근면함으로 자리를 잡았다. 지금도 몽고메리시 외곽에 위치한 뷰티서플라이 가게에서 주 7일 일하지 않으면 몸이 근질거린다고 말한다. “나이를 먹었으니까 좋은 일 해야지.” 그는 일제의 수탈과 해방, 그리고 한국전쟁을 직접 경험했고, 미국 남부에서 인종차별을 견디며 한국의 발전을 먼 발치에서 지켜봤다. 이때문에 미국과 미군에 대해 한없는 고마움을 느낀다. 은혜를 갚는 마음으로 지난해에는 로자 파크스 여사가 백인 고객에게 자리 양보를 거절했다는 이유로 양 손에 수갑이 채워진 유서깊은 거리에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비를 세웠다. 또 개인 재산 25만달러를 출연해 한국전 참전용사의 후손들과 경찰, 소방관들의 자녀들을 위한 장학사업도 시작했다. 최근 애틀랜타에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졌다는 소식을 접했고, 몽고메리에도 소녀상을 세우기 위해 시측과 적절한 장소를 논의중이라고 그는 밝혔다. 그는 “위안부 피해자들이 겪은 역경이 마치 내 인생 같다”며 꼭 그들의 이야기를 미국인들에게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장씨는 1928년경 이북 남포 지역에서 태어나 8살쯤 되었을 때 하루 아침에 고아가 됐다. “어느 날 눈을 떠보니 엄마 아빠가 사라졌다. 지금도 무슨 영문인지는 모른다”고 한다. 당시 일제가 남자들도 잡아들여 강제 노역에 동원했다는 소문으로 추정만 해볼 뿐이다. 땅에 떨어진 쌀알로 연명하고 볏집에서 잠을 청해야 했던 그는 목적지도 모른 채 기차에 몰래 올라 충남 어딘가에 내렸다고 한다. 당시 “수확된 농작물을 모두 일본으로 싣고 가기 위해 수많은 쌀가마니를 부두에 쌓아놓았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쌀 한톨도 아쉬워 배를 곯던 내게는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장씨는”소녀상하고 나하고 비슷한 경험이 있는거야. 쭉 읽어보면 나랑 비슷한 생활을 한거지”라고 거듭 되뇌었다. 그는 영문도 모른채 고아가 되면서 일제의 수탈에 분노해야 했고, 성인이 되어서도 인종차별을 이겨내며 굴곡진 삶을 살았다. 그에게 그에게 소녀상은 위안부 문제를 넘어 그 시대가 남긴 아픔을 위로 하는 뚜렷한 실체로 다가선다. 조현범 기자

2017-07-11

소녀상, 보금자리 이전 추진

애틀랜타 브룩헤이븐시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이 자리를 옮긴다. 건립 취지를 더 살려 방문자 수가 가장 많은 곳으로 옮기기 위한 목적에서다. 애틀랜타 평화의 소녀상 건립준비위원회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새롭게 이전되는 공간은, 매년 봄 ‘벚꽃축제’가 열리는 곳이다. 사실상 일본 축제와 다름 없는 벚꽃축제장의 한복판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이다. 가뜩이나 소녀상 건립을 막지 못해 고개를 떨군 일본 총영사관을 더욱 궁지에 몰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인 셈이다. 브룩헤이븐 시의회도 소녀상 건립준비위도 일본 측과의 미묘한 긴장 따위는 아랑곳 하지 않겠다는 굳은 결의가 읽혀지는 분위기다. 소녀상 건립준비위가 5일 발송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존 언스트 브룩헤이븐 시장은 소녀상 건립과정에서 시의회가 위안부 문제의 처절한 비극적 현실에 대해 더 깊이 알고 공부했음을 전제로 “평화의 소녀상은 브룩헤이븐에서 가장 중요한 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 하게 됐다”고 소녀상 이전 추진 배경을 밝혔다. 이에 앞서 소녀상은 지난달 30일 ‘블랙번2’ 공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블랙번2’ 공원은 주변 아파트 주민들의 쉼터로 조성된 뒤 시정부 측에 기부된 3에이커 면적의 공터다. 그동안 따로 이름이 없이 행정 편의상 길 건너에 있는 블랙번 공원의 이름을 따 ‘블랙번2’라고 명명됐다. 브룩헤이븐에서 가장 큰 공원인 블랙번 공원은 51에이커의 대지에 테니스장, 야구장과 같은 운동 시설과 야외 공연이 열리는 공터를 갖추고 있다. 해마다 봄이면 브룩헤이븐시가 주최하는 행사들 중 가장 큰 규모인 벚꽃축제가 열린다. 언스트 시장은 “평화의 소녀상은 브룩헤이븐을 대표하는 명소가 될 것이 분명하다”며 “방문객들의 편의를 위해선 주차장이 넓고 찾기 쉬운 블랙번 공원이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고 건립준비위는 전했다. 준비위도 이 같은 결정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김백규 위원장은 “더 많은 사람들이 소녀상을 방문할 수 있게 배려해준 시측의 리더십과 인신매매 근절을 위한 의지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존 박 시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현재 블랙번 공원 내 3곳의 장소를 보고있다”고 설명하고, 절차가 마무리되는대로 향후 몇주의 이전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조현범 기자

2017-07-05

강경화 장관, 애틀랜타 소녀상 소식에 ‘반색’

애틀랜타 ‘평화의 소녀상’ 제막 다음날이었던 지난 1일, 김백규 애틀랜타 평화의소녀상 건립준비위원장은 워싱턴DC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동포간담회에서 강경화 외교부장관에게 이 소식을 직접 전달했다. 김 위원장은 “강 장관에게 애틀랜타에서 소녀상을 막 세우고 올라왔으며, 한국에 계신 피해자 할머니들을 잘 보살펴달라는 부탁을 드렸다”며 “짧은 인사를 나눌 정도의 시간밖에 주어지지 않아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다. 하지만 강 장관은 교민들이 힘을 모아 소녀상을 세운데 대해 고마움을 표했다”고 말했다. 이날 동포간담회에는 다양한 배경의 조지아 한인 20여명이 참석했다. 한인회나 민주평통과 같이 전통적인 한인단체 관련자들 외에도 시민단체와 학자 등도 초청받았다. 참석자들은 문 대통령 내외와 참모진의 교민들과 소통하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장승순 조지아텍 교수는 “문 대통령 내외가 손을 잡으려 하고 사진을 찍으려는 그 많은 재외 동포들을 싫은 기색없이 맞아 주었다”며 “문재인 정권은 무엇보다도 소통의 정권이 되리라 예상하고 또한 바란다”는 바램을 전했다. 김백규 위원장은 “이전 대통령들의 동포간담회에 비교했을 때 분위기가 서민적이고 온화했다”고 말했다. 그는 “경비도 비교적 느슨했고, 대통령 본인도 교민들과 직접 이야기 하거나 단체 사진도 찍어주는 등, 편안하게 접근하려는 노력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조지아대학(UGA) 연구원 이제경씨는 직접 만나본 문 대통령이 “언론에서 보았던 인자한 모습 그대로였다”고 말했다. 그는 문 대통령을 보며 “타인의 아픔에 함께 아파하며 공감하는 것이 국가와 민족 공동체를 지탱하는 근원적인 힘이며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으뜸가는 덕목임을 다시 한 번 느꼈다”고 덧붙였다. 또 “간담회 자리에 참석한 인원수는 제한이 있었으나, 문 대통령이 전하는 위로와 격려는 올바른 대한민국을 간절히 염원하며 낯선 곳에서 남몰래 눈물 흘리고 아파했던 세계 각지 수 많은 동포들 모두를 향한 것이었다고 믿는다”는 소회를 밝혔다. 조현범 기자

2017-07-04

소녀상의 여정은 계속된다

‘평화의 소녀상’이 브룩헤이븐에 보금자리를 찾기까지 여정은 길었고, 마지막까지 아슬아슬했다. 애틀랜타 한인회관에서는 소녀상 제막을 축하하기 위한 전야제 분위기가 무르익었던 6월 29일 밤 8시. 같은 시각 브룩헤이븐 시청에서는 사뭇 긴장감이 흘렀다. 시의회 정기회의에 일본 영사와 주로 타주에서 온 일본인계 미국인, 일본인 등 12여명이 참가해 소녀상 반대 목소리를 높였기 때문이다. 이들은 위안부가 자발적인 매춘부였다거나, 소녀상이 일본계 미국인에 대한 혐오 정서를 조장한다거나, 한국의 베트남 파병군과 주한미군도 위안부와 다를 바 없는 제도를 운영했다는 등, 역사적 사실과 소녀상의 의미를 왜곡하거나 물타기를 시도하며 소녀상을 폄훼했다. 제막을 불과 몇시간 앞둔 마당에 설치를 취소하거나, 적어도 비문 내용에서 일본에 대한 언급이라도 삭제해달라는 요구였다. 글렌데일 소녀상을 조롱하고 야스쿠니 신사참배 같은 기행으로 알려진 백인 텍사스 주민 토니 마라노도 발언했다. 그는 다음날 제막식에도 나타나 혹여 행패를 부리진 않을까 우려를 낳기도 했고, 그 다음날에도 소녀상을 조롱하는 듯한 사진을 찍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처럼 일본 정부와 극우세력의 소녀상 건립 저지 시도는 마지막 순간까지 계속됐다. 또, 연방대법원까지 글렌데일 소녀상 철거 소송을 물고 늘어졌던 이들의 집요함은 애틀랜타 소녀상에 대한 훼방 시도 역시 끝이 아님을 시사한다. 지난 2월 민권센터는 소녀상 설치가 “우리의 사명에 더할나위 없이 부합하는 일”이라며 요란한 기자회견까지 열었지만, 경제력을 앞세운 일본 정부의 강한 반대에 직면하자 1개월만에 손바닥 뒤집듯 결정을 번복했다. 민권센터의 후안무치함보다 일본 정부의 가공할 수완이 빛을 발했다. 다카시 시노즈카 총영사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소녀상 건립준비위원회의 다음 행보를 예측하고 도라빌, 둘루스, 존스크릭 같이 한인 밀집 지역의 시정부를 찾아다니며 선수를 쳤다. 브룩헤이븐시도 예외가 아니었다. 존 언스트 시장은 소녀상 설치 논의가 공론화 되기 전부터 시노즈카 총영사가 면담을 요청해왔다고 밝혔다. 설치가 결정된 후에는 인근 지역의 주하원의원까지 나서 반대 로비를 폈고, 시노즈카는 브룩헤이븐 영문 언론 인터뷰에서 위안부 여성들이 댓가를 받은 자발적 매춘부라는 망언까지 내뱉으며 저지에 총력을 기울였다. 전문적인 조직으로 추정되는 댓글부대가 지역 언론 웹사이트에서 극렬한 반대 여론 몰이를 시도하고 시의원들에게 이메일 폭탄을 보낸 것은 물론이다. 결과적으로 이런 논란은 건립준비위원회 측에 뜻하지 않은 선물이 되어 돌아왔다. 헬렌 김 위원은 “논란 덕분에 애틀랜타에서 위안부 문제가 조명을 받기 시작했고, 시민들의 의식속에 자리를 차지할 수 있게됐다”고 말했다. 소녀상은 일단 ‘블랙번2’ 공원 한가운데 자리를 잡았지만, 그 여정은 끝나지 않았다. 이 공원의 관리비를 지불하는 인근 주민들의 반대 여론이 아직 식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녀상 건립을 비밀리에 추진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고, 아파트 단지 안에 위치한 조용한 공원에 정치적 논란거리를 들여오는데 대한 거부감도 남아있다. ‘리포터뉴스페이퍼스’ 도 익명의 시 관계자를 인용해 “브룩헤이븐시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소녀상이 모습을 드러낸 이상, 주민들의 여론이 돌아설 여지도 충분하다. 매일 이 공원을 산책한다는 한 백인 노인은 1일 소녀상을 살펴보며 “너무 아름답다. 몇주동안 나무 박스가 놓여 있어서 흉했는데, 이렇게 아름답고 의미가 깊은 동상인 줄은 몰랐다”며 “나를 포함해 많은 주민들이 시측의 일방적인 행보에 반대해왔다. 하지만 실제로 보니 생각이 달라졌다”며 기뻐했다. 조현범 기자

2017-07-04

미국 남부 최초 ‘평화의 소녀상’ 마침내 막을 벗었다

일본의 집요한 방해를 뚫고 미국 남부에 최초로 ‘평화의 소녀상’에 세워졌다. 애틀랜타 소녀상 건립위원회(위원장 김백규)는 30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랜타 인근 브룩헤이븐 시립공원(일명 블랙번2)에서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을 열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강일출(89) 할머니가 직접 참석해 소녀상을 어루만지며 눈시울을 적셨다. 이날 역사적인 제막식 현장에는 역사의 아픔을 아는 듯 빗방울이 흩뿌렸다. 브룩헤이븐 소녀상은 캘리포니아 주 글렌데일 시립공원과 미시간 주 사우스필드 한인문화회관에 이어 미국 내에 세 번째로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이다. 소녀상 건립위 김백규 위원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일본이 건드릴 수도 없고, 건드려봐야 막을 수 없다. 평화의 소녀상은 미국 주류사회가 다 아는 역사이다”면서 “앞으로 널리 사람들과 소통해 먼 미래에 다시는 반복되지 않아야 할 역사다. 그 점에 소녀상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소녀상 제막은 ‘위안부는 매춘부’라는 애틀랜타 주재 일본 총영사의 망언이 나오는 등 일본의 극렬한 반대 속에 이뤄져 더욱 관심을 끌었다. 소녀상 제막을 앞두고 시노즈카 다카시 일본 총영사가 “소녀상은 예술 조형물이 아니라 증오의 상징물”이라고 헐뜯는 등 일본 측의 방해 공작이 어느 때보다 집요했다. 일본 기업들은 네이선 딜 조지아 주 지사 측에 투자 철회 등을 협박하면서 소녀상 건립 반대 로비를 펴왔다. 일본 극우세력은 브룩헤이븐 시의회 의원들에게 연일 항의전화를 걸기도 했다. 인구 5만 명의 브룩헤이븐 시 의회는 지난달 23일 만장일치로 소녀상 건립을 의결한 바 있다. 이날 제막식에는 위안부 피해자이자 영화 ‘귀향’의 실제 주인공인 강일출 할머니를 비롯해 ‘나눔의 집’ 안신권 대표, 이번 소녀상을 제작한 김운성 작가 등이 참석했다. 강일출 할머니는 전날 제막식 전야제에서 “브룩헤이븐에 소녀상이 세워져서 기분이 좋다. 나 같은 소녀들이 전쟁으로 기구한 인생을 살았다. 우리나라가 일본에 또 당해서는 안 된다. 방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후세들을 위해 좋은 결정을 해주기를 바란다”며 “소녀상을 세워 내가 겪은 비극을 후세들이 다시 겪지 않게 해야 한다. 일본과 다시 협상해 확실한 사과와 배상을 받아야 한다. 이제 시간이 별로 많지 않다”고 말했다. 애틀랜타 소녀상 건립위는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지는 브룩헤이븐 시립공원을 ‘평화의 공원’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시 측과 협의 중이다. 소녀상이 자리한 위치에는 나비 모양을 본 뜬 화단을 만들 계획을 하고 있다. 건립위와 한인단체들은 브룩헤이븐 소녀상에 이어 향후 조지아 주 최대 도시인 애틀랜타에 소녀상 건립을 재추진할 계획이다. 애틀랜타 소녀상 건립은 애초 애틀랜타 센테니얼 자리에 추진했으나 센터 측이 갑자기 부지 계약을 취소해 건립 논의가 무산된 바 있다. 연합뉴스

2017-06-30

‘매춘부 망언’ 규탄 한 목소리

애틀랜타 주재 일본 총영사관의 시노즈카 다카시 총영사가 ‘위안부는 매춘부’라는 망언을 해 한인 사회의 공분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인 정치인과 학자, 평화의 소녀상 건립준비위원회가 일본 총영사의 발언을 비판하고, 역사 바로잡기에 나섰다. 존 박 브룩헤이븐 시의원은 시노즈카 다카시 총영사의 인터뷰를 다뤘던 ‘리포터스뉴스페이퍼’에 ‘브룩헤이븐 시에는 소녀상이 필요하다’라는 기고문을 게재해 비판했다. 그는 기고문에서 “평화의 소녀상은 아픈 역사를 통해 다시는 위안부와 같은 비극적인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 이라며 “시는 인신매매와 성매매 근절 등에 앞장서 왔다. 평화의 소녀상이 브룩헤이븐 시에 서야 하는 이유는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시노즈카 총영사는 지난 23일 위안부 역사와 관련,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군대를 위해 한국에서 20만 명의 여성들을 강제로 데려와 성노예로 만들었다는 것은 터무니 없는 주장”이라고 왜곡하고 “아시안 문화권에서는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매춘 여성이 되기도 한다”고 비하했다. 이에 대해 리버사이드 캘리포니아대 김영옥재미동포연구소장 장태한 교수는 2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국제사회에서 대부분의 위안부 여성들이 강제 혹은 취업사기에 의해서 끌려갔다는 게 정설”이라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증빙자료들이 이미 발표돼 있는데도 불구하고 위안부 여성들이 마치 매춘부인양 오도하는 것은 일본 정부가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 세계에 대한 역할을 수행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내가 국립문서보관에소에서 발굴한 자료만 해도 ‘23명의 여성들이 필리핀까지 강제로 동원됐다’는 내용과 ‘네덜란드 여성들이 끌려갔다는 것’을 적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때문에 위안부 문제가 한일관계만이 아니라, 반인륜적인 전쟁범죄로 포괄적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 교수가 이끈 연구진은 실제로 메릴랜드주 소재 미국립문서보관소(NARA)에 보관된 자료를 통해 일본군의 성노예 징집에 대한 내용이 사실로 확인하기도 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2002년 8월 NARA에서 처음으로 발굴돼 2003년 1월 발표한 미군 정보국(OSS)의 1945년 4월 작성된 중국 쿤밍 포로수용소 심문 보고서에는 ‘일본군 성노예가 강제와 사기에 의해 끌려왔다’는 기록이 명시되어 있다. 또 지난 2003년 서울대 정진성 교수팀이 1939년~1940년의 일본 신문자료와 시민단체 소장 자료 등을 토대로 조사한 일본 ‘기업위안소’ 운영실태에 따르면 당시 훗카이도와 후쿠오카 지역의 탄광지역을 중심으로 기업위안소가 운영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정부도 과거 일본군위안부에 대한 일본군과 군의 강제성을 인정한 바 있다. 지난 1993년 8월 고노 요헤이 당시 관방장관은 “위안소는 당시 군 당국의 요청에 의해 설치됐으며, 위안부의 설치, 관리, 그리고 이송에 관해서는 일본군이 관여했다”면서 “일본군위안부들에게 사과와 반성의 마음을 올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베 신조 내각이 들어서면서 위안부를 ‘합법적인 매춘부’로 매도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건립준비위 관계자는 “시노즈카 일본 총영사의 망언은 위안부가 강제 동원돼 착취됐다는 피해자들의 증언은 물론, 이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한 과거 일본 정부의 고노담화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분개했다. 이어 “이번 발언을 계기로 미국 사회가 일본군이 성노예로 삼았던 위안부에 대한 진실과 이를 부인하는 일본 정부의 민낯을 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평화의 소녀상’의 건립 필요성을 다시 한 번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순우·조현범 기자

2017-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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